학교 텃밭의 개념과 유용성

텃밭의 개념과 유용성

학교텃밭은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 도시농업의 유형분류에 의하면 학생들의 학습과 체험을 목적으로 학교의 토지나 건축물 등을 활용한 도시농업을 학교교육형 도시농업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제1차 도시농업육성 5개년(2013-2017) 계획에도 옥상텃밭, 상자텃밭 등 교내 체험공간 조성비용 및 학습프로그램, 교육 전문인력 등 지원하는 학교교육용 텃밭사업을 2017년까지 특·광역시 소재 초등학교(1,756개)의 약 10% 수준인 180개교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학교에 텃밭을 조성하는 일은 그냥 텃밭을 통해 식물을 키우고 수확하는 단계를 넘어서 학습과 연계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원 또한 이뤄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19세기부터 스쿨팜을 조성하였으며 아동에 대한 식량과 건강한 생활양식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스쿨팜도 재조명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학교정원을 만들고 활발히 이용하고자 하는 학교를 지원하기 위해서 캠페인(RHS Campaign for School Gardening)을 전개하고 있으며, 현재 약 12,000개의 학교가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확대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2006년 3월에 수립한 ‘식육(食育) 추진 기본계획’에 따라서 농림수산성이 ‘학교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는데, ‘학교팜’ 또는 ‘교육팜’이란 학교단위로 농원을 설치하고 심신 발육단계에 있는 아동과 학생이 농업체험활동을 통해 생명과 자연, 환경과 식품 등에 대하여 깊이 이해하도록 하고 정서와 살아가는 힘을 몸에 익히는 것을 목표로 조성한 것을 말합니다.


이처럼 외국에서도 텃밭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움직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농촌진흥청, 농림부, 교육부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텃밭을 만들고 키우는 일이란 힘들겠지만 재미있는 일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텃밭에서 물주고, 잡초 뽑고, 거름 주는 노동이 학생들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기도 하고, 장소문제, 안전 문제 등의 이유로 축소되기도 합니다. 이는 우리가 무한 경쟁 사회에서 지내기 때문에 텃밭작업이 비효율적이게 보여서인 것 같기도 합니다.

농사나 자연에서 지내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서 일까요? 이를 반박하기 위해 텃밭일 또는 농사가 학생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이야기하는 여러 가지 자료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학교 텃밭에 대한 효과에 대하여 정리해 보면, 학교텃밭을 희망하는 선생님들이 꼽은 중요한 이유를 보면, 중고등 학생은 정서 순화효과, 그리고 초등학생은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고등 학생은 입시를 위한 무한 경쟁 속에 마음과 몸이 지치기 쉬운데, 텃밭을 가꾸며 스트레스를 푸는 동시에 활력을 얻을 수 있고, 초등학생은 직접 작물을 키우며 얻는 학습효과가 크다는 것입니다. 

농촌진흥청은 식물을 직접 키워본 학생들은 사회성, 과학 흥미도, 학업성취도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높았다고 평가하였습니다. 학교 텃밭은 또한 아이들의 비만을 예방하고 균형 있는 영양섭취를 도와줍니다. 또 텃밭활동은 자아존중감이 높아지고 주인의식과 책임감,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 학부모의 참여 증가, 자신에 대한 이해와 단체 활동에 긍정적 효과가 있으며, 무엇이든 해보려는 의지가 굉장히 향상되었으며 자신감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학교 텃밭 활동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텃밭 활동은 특수학급 학생들도 소외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적장애 아동들은 텃밭 등의 원예활동 이후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향상되고 순서에 대한 이점을 인식하면서 협력에 대한 참여도, 어른과의 관계 형성이 향상되었다는 보고가 있고, 원예활동 후 아동은 이웃 어른과 함께 일하는 것에 감사하게 되고 이웃과 활동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텃밭에 함께 참여하다 보면 상급생이 하급생 후배들을 도와주기도 하면서 소외되는 친구 없이 서로 협력을 배우게 됩니다. 즉, 학교폭력 예방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의 피해자에게도 치유의 과정으로서 텃밭활동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학교 텃밭은 단순히 먹을거리를 직접 길러보는 재미와 체험 수준이 아닙니다. 학교 텃밭 활동을 지도할 교사와 전문가를 양성하고 학교의 활동이 쉽도록 여러 가지 자재도 잘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면, 새로운 교육서비스 산업 창출도 기대할 수 있게 합니다. 

텃밭의 긍정적인 효과는 다른 어떤 것 보다 뛰어나 보입니다. 거의 모든 인간관계를 해결해주고 과학성적도 올려줄 뿐만 아니라 학습의 스트레스를 벗어나게 해주며 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부담 없이 이야기할 기회가 확대되어 가정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와 부모들의 거리감도 줄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용의 효과도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텃밭을 안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텃밭을 잘 활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인지교육에 관심이 많은 우리 사회는 부모와 학생들 그리고 학교가 텃밭의 느림보 식물들에게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할 시간이 없습니다. 

게임에서 나오는 농장은 부족하면 알람을 알려주기도 하고 수확은 10분 길어봐야 2일에서 3일안에 끝나며 죽으면 다른 작물을 심습니다. 학교 텃밭의 식물들은 자라는 것 같지도 않은데 자라고 있으며, 자라는 것 같이 보이지만 부족하면 바로 시들어 버립니다. 갑자기 번진 병충해로 인해 모든 잎들이 다 없어져 버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시 준비하고 결과를 보기위해서는 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빠른 결과와 효과를 중시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이걸 바라볼 여유가 없습니다. 

텃밭은 결과물이 잘 나오지 않는 학습도구입니다. 인성과 창조성, 그리고 탐구력을 높이기 위해 텃밭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풀고 학생 간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식물을 키우는 것도 힘들어 보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학교의 텃밭활동은 많은 연구결과에서도 중요한 활동이라고 이야기 하는데요. 텃밭의 긍정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천천히 바라보는 부모, 학교, 그리고 사회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슈퍼마켓에 가면 가지, 오이, 토마토를 바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장바구니에 넣고 계산 후 집에 들고 오기만 하면 뚝딱 채소가 생겨버립니다. 그런데 그 생산과정을 보면 학교에서 지루하게 자라는 작물과 같은 속도로 자라고, 그 기간에 유통과정이라는 시간까지 더해진 수확물입니다. 우리는 텃밭이 학생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을 수 없습니다. 또한 만병통치약처럼 뛰어나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래도 텃밭은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며, 노동에 대한 의미를 비교적 단 시간 내에 수확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말도 못하는 그리고 보지도 못하는 식물과 공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사람과 사람을 알아가고 공감하는데 필요한 능력을 길러줄 것입니다.

텃밭은 생물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토종 작물을 보존하는 방법은 씨를 안전하게 보존하는 방법도 있지만 계속해서 재배해 나가면서 유전적 다양성을 기르는 방법도 있습니다. 

토종작물의 씨앗을 구해서 키우고 수확한 후 그 종자를 모으고 다시 심거나 다른 학교에 나눠주면서 키워 나간다면 학교가 토종유전자를 보전하고 있는 유전자 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토종유전자를 여러 곳에서 재배하고 키워나간다면 기후 또는 국지적인 피해로 한 곳이 완전히 없어진다고 해도 다른 곳에서 키우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보존 될 수 있을 것입니다.